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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파르르 떨리는애절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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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131회 작성일 07-05-1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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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르 떨리는애절한 사랑
내달 4일 막오르는 유니버설발레단 ‘춘향’ 리허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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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까 말까. 춘향(안지은)의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속이 타는 건 방자(조주환)다. 몽룡(시몬 츄딘)의 부탁으로 춘향에게 다가가자 오히려 향단이(강미선)가 난리다. 몽룡이 애를 태우자 방자의 발걸음이 더욱 빠르게 몽룡과 춘향 사이를 오간다. 한쪽에선 웃음이 터져나온다. 드디어 머뭇거리던 춘향이 조심스레 몽룡에게 다가선다.

지난 20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발레단 연습실에서 공개된 창작발레 ‘춘향’의 리허설 현장. 지난해 쇼케이스(미리보기) 공연으로 1막이 공개된 이후 전막 공연이 선보이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단원들의 움직임에 덩달아 유병헌 안무가와 문훈숙 단장의 시선도 바삐 움직인다. “움직여야 해요. 기다리면 안 되죠!” 유 안무가의 지적에 단원들의 동작이 빠르게 진행되고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표현한 1막이 봄·여름·가을·겨울로 그려진다.

지난해 지적된 부분들을 수정한 1막은 한층 부드럽게 이어진다. 춘향과 몽룡이 만나는 장면의 음악은 새롭게 바뀌어 이들의 감정을 좀 더 살려내고 처녀·총각 춤에선 남자 무용수들을 함께 무대에 올려 흥겨움을 강조한다.

2막은 남성군무로 역동적인 무대가 특징이다. 문 단장 역시 2막에 대한 기대가 크다. “과거 시험을 치르는 남성군무와 몽룡이 붓을 들고 답을 써내려가는 ‘일필휘지’ 부분이 인상적이에요. 덕분에 2막에선 남성 무용수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요. 발레리노의 솔로 장면이 길어서 무용수에게는 만만찮은 작업이지만 관객에겐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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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군무에 이어 2막 2장에선 변사또와 기생들의 춤이 익살맞게 그려져 볼거리를 제공하며 유쾌하게 무대를 이끌고 나간다.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춘향과 몽룡이 재회하며 만들어내는 2인무 또한 놓칠 수 없는 부분. 애절한 사랑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숨이 턱에까지 차오를 정도로 연습에 몰두한 발레리나 안지은은 이번 무대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처음으로 개막 공연 무대에 서요. 떨리기도 하지만 굉장히 흥분되기도 해요. 창작발레라 스스로 이미지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조금 어렵지만 한편으론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좋아요.”

지난해 몽룡 역을 맡은 시몬 츄딘은 “지난해엔 절반만 그린 그림 같았다면 올해 드디어 그림을 완성한 기분”이라며 “한국적인 정서가 묻어나지만 그 바탕이 보편적인 감정인 사랑에 있어 소화하는 데는 어렵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2막2장의 발레로 그려진 ‘춘향’은 5월 4∼6일 일산 고양아람누리 아람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4일 안지은·시몬 츄딘, 5일 강예나·이현준, 6일 황혜민·엄재용이 무대에 오른다. (02)2204-1041

윤성정 기자 ys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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